예로부터 부추는 아들한테도 안 주고 서방님한테는 준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습니다. 또한 부추의 별명은 '기양초'입니다. 즉, '양기를 일으켜 세우는 풀'이라는 뜻입니다. 이렇게 예로부터 남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부추의 효능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1. 부추란 어떤 채소였나?
- <본초강목>이라는 오래된 한의학 책에서는 부추의 효능을 "온신고정"이라고 하였습니다. 여기서 "온신"이란 남성의 양기를 끌어올려준다는 의미라고 합니다. 그리고 "고정"이란 오랫동안 붙잡고 있다는 뜻으로, 부부간의 정을 오래 유지시켜준다는 뜻을 담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신묘한 부추가 <불가>에서는 절대 심지도 먹지도 않았던 채소라고 합니다. 불가에서는 <오신채(다섯 가지 매운 채소)>를 금했다고 합니다. 이 오신채에는 파, 마늘, 부추, 달래, 흥거를 말합니다. 불가에서 이런 음식들을 금한 이유는 수도승이 잡념을 버리고 수도하는데 방해가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렇듯 불가에서는 외면받는 식품이었지만 기운 없고 시들시들한 부부에게는 매우 기특한 식품입니다. 그래서 부추의 또 다른 별명은 '게으름뱅이 풀'이라고도 불립니다. 그 이유는 부추를 '서방님'이 나가서 일은 안 하고 집에 아내 하고만 있으려고 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부추는 전국 어디에서나 자생하며 큰 보살핌 없이 잘 자라는 채소입니다. 다른 채소와 달리 한 번만 종자를 뿌리면 그다음 해부터는 뿌리에서 싹이 돋아나 계속 자랍니다. 봄부터 가을까지 잎만 잘라먹는데 3, 4회 정도는 다시 자라나기 때문에 여러 번 먹을 수 있느니 참 고마운 채소입니다. 여름철에 잎 사이에서 푸른 줄기가 나와, 그 끝에 흰색의 작은 꽃이 피고, 열매는 익어서 저절로 터집니다. 이렇게 결실한 씨앗을 한의학에서는 '구자' 혹은 '구자채'라고 하여 약재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부추는 예로부터 일반 백성들과 가난한 선비들의 반찬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습니다. 특히 부추는 청렴한 선비들의 소박한 밥상의 대명사였습니다. 중국 고사에 따르면, 제나리 관리 "유고지"는 채소를 직접 가꾸면서 청빈하게 살았는데, 그의 식탁에는 언제나 부추로 만든 '세 가지 반찬'이 올라왔다고 합니다. 이 세 가지 반찬을 '삼구' 혹은 '삼구채'라고 했는데 그것은 바로 '부추김치' · '삶은 부추' · '생부추'를 말하는 것이었습니다. 옛 선비들은 이 세 가지 부추 반찬을 기억하며 자신의 청렴을 유지했다고 합니다.
게다가, 부추는 귀하고 소중한 채소로도 대접을 받았습니다. 궁중에서 제사에 부추가 사용되었다고 합니다. <사계 전서>에 따르면 봄에는 '부추', 여름에는 '보리', 가을에는 '기장', 겨울에는 '벼'로서 하늘에 제사를 올렸다고 합니다. 이것을 보고 미루어 짐작컨대, 부추라는 것이 비록 흔한 채소이지만 귀하게 다루어졌음을 우리들이 알 수 있습니다.
이렇게 부추는 백성들에게 매일의 양식이었고, 청렴한 선비의 상징이자, 하늘에 드리는 소중한 재물로서, 우리와 오랜 기간 함께 해온 소중한 채소입니다.
2. 부추의 효능
(1) 혈액의 생성과 혈액 순환 개선
- 부추에는 비타민 A, B, C와 함께 카로틴, 철분 등이 풍부해서 혈액의 생성과 순환에 좋은 식품이며, 항산화력도 뛰어난 식품입니다.
(2) 간 건강 개선
- 부추는 마늘과 비슷한 강장효과를 지니고 있습니다. <동의보감>에서는 부추를 '간의 채소'라며, '김치'로 만들어 평소에 꾸준하게 먹으면 좋다고 이야기했을 정도입니다.
'간'은 우리 몸의 독성 물질을 해독시키는 '장기'입니다. 그러나 우리의 '간'은 80% 정도 손상되어도 증상이 없는 '침묵의 장기'라 불립니다. 따라서, 평소에 '간'에 좋은 음식들을 꾸준히 섭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부추는 간을 튼튼하게 해 주며, 지친 '간'의 피로 해소에 도움을 주므로 평소에 부추를 자주 섭취하시길 권장드립니다.
(3) 피로 해소 및 강장효과
- 부추에는 비타민A, 비타민C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어 해독 효능이 뛰어납니다. 그래서 평소에 음주를 좋아하시는 분들은 부추를 많이 섭취하면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또한, 부추에는 비타민B1 성분이 풍부하게 들어 있어 '자양강장'뿐만 아니라 '피로 해소'에도 효과가 탁월합니다.
(4) 남성기능 강화
- 경상도 사투리인 '정구지'는 순수한 우리말이 아닌 '한자어'입니다. 그 이름의 뜻은"남성의 기능을 오랫동안 지속시킨다"는 의미로, 예로부터 그 효능을 인정받아오고 있습니다.
(5) 항암효과
- 부추가 독특한 향을 내는 것은 바로 부추에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는 '알릴 화합물' 때문입니다. 이 성분은 간암, 대장암, 위암, 유방암 등 각종 암 예방에 탁월하다고 합니다. 실제로 <대한 암 예방학회>의 자료에 따르면 부추의 '알릴 화합물'과 '베타카로틴' 성분은 체내 활성산소를 제거하며,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참고로, 부추와 함께 비타민B1 성분이 풍부한 '서리태'를 같이 섭취를 하면 항암효과를 더욱 극대화할 수 있다고 합니다.
(6) 부추의 또 다른 효능
- 부추는 따뜻한 성질의 식품으로 뱃속을 따뜻하게 하므로 소화를 돕고 입맛을 돋워 줍니다. 또한 아랫배가 차갑고 아프거나 오래도록 설사를 하는 경우에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만성 위염, 위궤양 등의 위장 질환 개선에도 효과가 있다고 합니다.
3. 부추 부작용(주의사항)
- 평소에 '위산과다'가 있거나 혹은 '역류성 인후두염'이나 '식도염'이 있는 경우에는 부추의 섭취가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습니다.
- 체질적으로 내부에 열이 많은 사람은 많은 양의 부추를 섭취할 경우 상부로 열이 올라오게 됩니다. 따라서 심할 경우 정신이 흐릿해지고 눈이 침침해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체질적으로 몸에 열이 많고 더위를 많이 타는 사람은 부추를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습니다.
- '부스럼'이나 '종기'가 있는 상태이거나 또는 '눈병'이 있는 경우 그리고 '열병'을 앓은 직후에는 부추를 섭취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 한 줄 요약>
- 이른 봄부터 여름까지 나오는 부추가 가장 맛이 좋기에 예로부터 "봄 부추는 인삼, 녹용과도 바꾸지 않는다"는 말이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사계절 언제나 먹어도 좋은 채소라고 합니다. 한 집안의 가장으로서 늘 고생하고 지쳐 있는 남편과 아버지들을 위해 오늘부터 꾸준하게 부추를 식탁에 올려주는 것은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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